목소리 내는 김부겸…총리 넘어 '큰꿈' 꾸나

입력 2021-04-22 17:25   수정 2021-04-23 01:16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부동산 정책의 원칙에 관한 부분은 허물어선 안 된다”고 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판단에 맡기는 게 맞다”고 교통정리를 했다. 김 후보자가 취임 전부터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모양새다. 정권 말기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 기조에 각을 세우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드러낼 경우 대선주자로 떠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정책, 신중하게 진행돼야”
김 후보자는 22일 출근길에서 부동산 정책이 변할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원칙을 강조하며 “미세조정은 필요하다는 게 당쪽 입장”이라고 답했다. 이어 “(정책을) 집행하던 홍남기 부총리를 비롯한 경제 쪽 책임자들은 정책이라는 것은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문 대통령에게 공식 요청하면서 정치권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도 “대통령 판단에 맡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찬반 논쟁이 커지며 여당 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안을 두고 김 후보자가 방향성을 정해주는 모습이다.

국민적 관심사인 코로나19 백신에 대해선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정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백신 확보와 접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지나친 부작용 우려 같은 오해는 빨리 불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재감 키우는 후보자
김 후보자가 연일 현안에 관해 의견을 말하며 존재감을 키우자 그의 진로에 대해 벌써부터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권의 마지막 총리는 힘이 없다. 임기 말 내각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정치인이 별로 없어 주로 관료 출신이 국정 운영의 ‘마무리 투수’ 역할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으로 대통령의 힘이 빠지는 상황에서 국무총리 역할에도 한계가 있다.

김 후보자는 마지막 총리로는 독특한 이력을 갖췄다. 정치인 출신으로 그것도 대선주자로 거론되던 중량급 인사다. 여권에서는 김 후보자가 재임 기간 국정 2인자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면 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차기 내지는 차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김 후보자가 책임 총리로 문 대통령의 정책에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수록 지지율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황교안 전 총리처럼 대선주자로 떠오른 전례가 재현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다만 그가 얼마나 정권에 각을 세울지는 의문이다. 또 대선을 치러야 할 심판이 선수로 언급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 극복이 당면과제
김 후보자의 가장 큰 당면 과제는 코로나19 극복이 꼽힌다.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을 맡게 된다. 4차 유행을 막고 백신 공급을 원활하게 해 11월까지 집단면역을 달성해야 한다. 김 후보자가 총리에 지명된 뒤 “코로나19 극복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연일 관련 발언을 쏟아내는 이유다. 방역 관련 경험은 없지만 행정안전부 장관을 하면서 화재 등 여러 재난 대응에 경험이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여야, 당청 관계에서 협치를 이끌어내는 것도 자신을 부각시킬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당의 원내대표 선거 결과를 보면 기존에 민주당이 진행해온 검찰·언론 개혁이 보다 강력하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야당과 어떻게 균형을 잡을지, 또 부동산 등 현안에서 청와대와 국민들의 정서적 괴리를 어떻게 좁힐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자기의 역할을 강하게 설정하지 않으면 ‘정권의 장식’밖에 되지 않는다”며 “총리만의 영역, 위상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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